(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터키 발(發) 금융 쇼크에 국내 증시가 하락 폭을 확대한 가운데, 남북경협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지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영향으로 차익실현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오전 코스피가 1% 이상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현대로템과 대호에이엘 등 대표 남북경협주들은 급등세를 이어갔다.

대표 철도주인 현대로템은 장중 4% 가까이 상승했고, 대호에이엘과 문배철강 등은 10% 이상 올랐다.

현대건설(1.32%), 대림산업(1.01%), GS건설(1.23%), 대우건설(0.55%) 등 건설주 전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철도주인 에코마이스터와 대아티아이도 각각 18%, 6%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남북이 고위급회담을 통해, 9월 중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합의하면서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현실화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출회와 증시 하락 폭 확대에 남북경협주들도 오후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기대감에 오름세를 보이던 주식은 실제 기대가 실현됐을 경우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터키 금융 불안에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가 불안하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철도주와 철강주가 남북경협의 주도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국내 노선별 투자를 기준으로, 총 30조~36조원의 투자비 중 객차 투자비는 총 예산의 최대 8% 수준이었다. 이를 가정하면 향후 철도 차량 구입에 3조원 가까운 발주가 나올 것이란 해석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남북이 개성에서 평양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북측 도로 현대화를 위해 현지 공동 조사에 들어갔다"며 "남북경협의 대표 사업으로 북한의 철도 인프라 투자 확대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문제와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양 정상간 논의가 이뤄질 전망으로, 지난 정상회담 선언에 포함됐던 철도와 도로 연결의 가시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북한의 교통구조가 철도 위주인 점을 감안하면 철도주에 대한 수혜 기대감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한반도 통합철도망 건설에 발생하는 철강재 수요는 900만톤 수준으로, 고속철도 선로에만 850만 톤의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철도와 철강이 향후 남북 경협의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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