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상세히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WSJ은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한 여성지원자의 이야기로 기사를 시작했다. 경찰 공무원의 경우 여성지원자의 합격률은 1% 미만인데 이 지원자는 이미 3차례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면서 이러한 이야기가 한국의 대학교 졸업생들 사이에서 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WSJ은 한국 청년들이 선진국 청년 중 대학 졸업률이 가장 높음에도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부모님 세대는 산업화로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일자리가 거의 보장되어 있었지만, 현재 졸업생들은 경제 둔화로 인해 일자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웃돌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이 15세와 29세 사이 청년들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따라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청년이 노량진에 모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WSJ은 올해에는 1만7천 명에 달하는 졸업생들이 이력서에 공백을 만들지 않기 위해 졸업을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WSJ과 인터뷰한 학생들은 기업에 지원할 때 무직보다는 학생이라고 적는 것이 더욱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부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5년 임기 내 모두 81만 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단계적으로 창출하겠다고 공약했으며, 계약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WSJ은 최근 한국의 내년 최저임금이 16.4% 오른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의 작은 승리라면서도 다만 최저임금 인상은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크게 도와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졸업생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이필상 교수도 "문 대통령의 공약들은 근본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지속할 수 있지 않다"면서 "채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WSJ은 많은 졸업생이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에 취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대기업 합격률은 10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역시 "대기업들이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 수는 제한되어 있다"면서 "중소기업들이 더욱 성장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은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대학교 학위가 의미 없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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