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낮아진 금리에 서울채권시장이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중반 이후 금리 하락이 가속하면서 50년물이 2.10%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일별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50년물은 2.170%에 고시됐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2016년 처음으로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한 후 총 네 차례 50년물을 발행했다.

2016년 첫 발행 당시 금리는 1.574%였다. 올해 두 차례 발행했을 당시 금리는 각각 2.640%, 2.51%였다.

현재 금리레벨이라면 이번 50년물 발행금리가 2.1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참가자들은 낮아진 금리레벨에서 장투기관이 얼마나 들어올지 집중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도 50년물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하기로 했다. 다음 주에 발행한 후 11월경 올해 마지막 발행을 한다.

채권시장에서는 다음 주에 지난 2분기 발행액인 5천400억 원 규모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양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리레벨이 지난 2분기 발행금리보다 34bp나 낮아지면서 수요가 얼마나 들어올지는 미지수다.

시장참가자들은 3분기 50년물 흥행 요건으로 연내 금리 방향성 전망과 수급을 꼽았다.

지난 31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장기물 금리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중 해외채권 매수가 어려워진 데다 주식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반기에는 장투기관이 국내 채권 매수 여력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채권시장 대부분의 추정이다.

한 장기투자기관의 채권운용역은 "국고채 50년물이 고점대비 60bp가량 하락하면서 금리 메리트를 보고 투자하기에는 어려워졌다"며 "듀레이션 매칭 차원에서 이를 늘려야 하는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보험사들이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대로 움직이면서 하반기에 장기물 금리 하락 폭이 커졌다"며 "수급을 감안하면 사야 할 기관은 레벨과 관계없이 살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장투기관 관계자는 "규모가 큰 곳들은 50년물을 조금 산다고 듀레이션이 유의미하게 늘어나는 게 아니어서 입찰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오히려 규모가 작은 곳들이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지난번 50년물 입찰에서는 30년물 대비 7bp나 낮은 수준에서 발행됐고, 이번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며 "50년물 특성상 신규물 메리트는 없겠지만, 상징적으로 들어오려는 수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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