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이 4.94년까지 확대돼 국고채 50년물 발행 후 5.00년 선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올지 주목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전일 기준으로 4.94년을 나타냈다.

작년 말 4.69년이었던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올해 3월 말 4.70년, 6월 말 4.80년을 각각 돌파하는 등 점진적 확대 추세를 보였다.

이후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있었던 지난달 말 4.90년 선을 넘어섰고 이달 초순 4.94년까지 늘어났다.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이 확대된 배경에는 국고채 50년물을 필두로 초장기채 발행이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연기금이 관련 물량을 일부 흡수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고채 50년물을 2천190억 원 규모로 발행했지만, 올해는 3월에 3천250억 원, 6월에 5천400억 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공급 물량을 크게 늘렸다.

채권시장에선 이달 12일에 있을 3분기 국고채 입찰에서 6월 발행액과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로 국고채가 발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들의 규제 관련 국고채 초장기물 수요가 꾸준한 데다, 기관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우려로 해외채권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와 기업실적 전망 악화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 투자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점 역시 국고채 50년물 흥행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연기금이 다음 주에 있을 국고채 50년물 입찰에서 초장기채를 대거 매수하면서 듀레이션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추가 확대할지는 미지수다.

연기금이 안정적 수익 확보 차원에서 국고채 초장기물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보험사와 달리 규제 관련 매수 필요성은 없어 금리 레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50년물 금리가 전일 기준 2.125%로 30년물 2.190%보다 낮은 데다, 올해 두 차례 발행 당시 금리인 2.640%(3월)와 2.510%(6월)를 크게 밑돌아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기금 운용역은 "금리 수준만 보면 50년물 투자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외채권이나 국내주식 쪽 투자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연기금이 신규 발행되는 초장기채를 일부 끌어안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운용자금 규모가 클수록 듀레이션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이 듀레이션 변경에 소극적인 스탠스를 보여 이번 50년물 입찰 후 연기금의 듀레이션이 급격히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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