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들을 담은 배당주 펀드들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배당주는 배당수익이 보장돼 약세장에서도 대표적인 투자 안전처로 꼽힌다. 하지만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들에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아, 경기 하락시 부진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배당주펀드는 최근 1개월 마이너스(-) 1.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플러스(+) 0.48%였던 점을 미루어보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 수익률은 -0.24%로 오히려 배당주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경기 하락 국면에서 유효한 전략 중 하나로 배당주를 자주 꼽는다.

하지만 배당지수 등을 기초로 한 배당주 펀드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배당주 펀드인 'ARIRANG고배당주펀드'의 경우 금융업종과 에너지업종의 구성 비율은 각각 47.3%, 13.12%에 달한다.

자산 규모 2위인 'KBSTAR KQ고배당펀드'는 IT업종 비율을 38.12%까지 늘렸지만 산업재와 경기관련소비재 비율이 23.20%, 18.42%에 이른다.

이렇듯 금융과 소재 등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이 크다보니 경기 침체기 시 부진한 수익률을 얻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주요 배당지수인 'KRX고배당50', '코스피고배당50', '코스피배당성장50' 등도 금융업과 경기관련소비재의 구성 비율은 50%를 상회한다. 배당지수를 추종하는 배당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 4차산업 관련 신생 업종들은 기존 대형주들보다 배당 성향이 크지 못해, 배당주로의 편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배당지수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던 2009년 도입된 후 종목 구성에 큰 변화 없이 유지돼왔다"며 "미국 배당지수는 경기방어업종 비중이 30%를 상회하는 반면, 한국 배당지수는 경기방어업종보다 민감업종이 5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업종 구성의 차이는 한국의 배당지수가 미국 배당지수처럼 경기사이클 후반기(침체기)에 벤치마크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생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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