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 지부(이하 하이투지증권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정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11일 노동자 고용 보장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한국거래소 앞에서 추가 시위를 가질 계획이다.

김형래 하이투자증권 지부장은 "앞서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에 인수된 SK증권의 경우 5년간 고용과 임금 보장을 명시한 고용안정협약 항목을 주식양수도계약서(SPA)에 담고 있다"며 "KB증권이나 NH투자증권의 경우에도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때 단체협약 전문에 고용안정협약 내용을 담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 인수 승인까지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는 증권업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DGB금융지주가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제안에 대해 DGB금융지주가 리테일부문의 실적개선을 위한 논의의 틀을 만들자고 주장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노조는 사실상 DGB금융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이번 인수에 호의적이었던 이유는 증권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금융자본 아래에서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고용안정 협약에 사업 실적개선이라는 조건을 다는 것은 임금 및 인원 축소를 함의하는 것으로, DGB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노조 간 교섭은 결렬된 상태다.

지난 5일 1차 협약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7일 2차 협약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DGB금융그룹이 DGB생명과 DGB자산운용 인수 시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했던 점을 들어 기존 하이투자증권 직원 고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노조 입장에서는 10월 열리는 주주총회 전 DGB금융그룹과의 고용 협의를 마무리 짓고 싶을 것"이라며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과정 중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노조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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