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달러화가 준비통화 지위를 잃기까지 몇 년 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로저스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포럼에서 현지 언론과 만나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국가인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과 이란, 러시아 등이 달러화의 입지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기축통화가 밀려나는 일은 항상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영국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였고 그 전에는 스페인 페세타화, 프랑스 프랑화, 네덜란드 길더화가 기축통화였다는 게 로저스의 설명이다.

그는 "이들 모두 기축통화였지만 지배력이 과도하게 강해지고 건전성이 훼손되자 지위를 잃었다"며 "현재 사람들이 미국의 독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람들이 달러화 사용을 줄이고 달러화를 밀어낼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로저스는 내다봤다.

그는 "파운드화도 이런 식으로 밀려났는데 역사에서 늘 있었던 일"이라며 "이런 변화는 재앙이 아니므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로저스는 "현재 러시아와 터키가 자국 통화로 무역 결제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모두가 달러화를 밀어내려 시도하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달러화의 대체재는 현재로선 위안화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른 시일 내로는 힘들다"면서 "위안화는 태환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달러화의 전망이 어두운데도 달러화를 다량 보유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달러화가 건전해서가 아니라 혼란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위기 시 안전 피난처를 찾으므로 달러화로 몰려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가 실제로 안전하지 않지만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보유하려 들 것이란 얘기라고 로저스는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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