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현지법인에 665억 증자 확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가 계열사를 통해 베트남에 약 1천200억 원을 투자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이후 새롭게 수정된 해외진출 전략에 따라 베트남을 캄보디아, 미얀마와 함께 동남아시아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7일 베트남을 방문해 부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1억1천만 달러(약 1천235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번 투자는 KB금융의 베트남 현지 네트워크 확대에 대부분 사용될 예정이다.

우선 절반은 지난 1월 출범한 KB증권 현지법인 KBSV(KB Securities Vietnam) 증자에 투입된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 증권을 통해 베트남 매리타임증권(Maritime Securities Incorporation)을 인수하고 KBSV로 사명을 변경했다.

증자 규모는 1조3천800억 동(약 665억 원) 정도다. 기존 자본금의 두 배가 훌쩍 넘는 규모의 파격적인 증자다.

이번 증자로 KBSV의 자본금은 1조7천억 동(약 81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베트남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증자 승인 절차가 진행중인 만큼 KB증권은 현지 브로커리지는 물론 기업의 자금조달 주선 등 기업금융(IB) 영역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하노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추진 중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사실상 지점 개설 승인 의사를 전달한 만큼 연내 하노이 지점 개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약속한 투자금 중 일부는 조만간 개설될 하노이 지점의 자본금으로 활용된다.

KB금융은 베트남 현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그룹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하노이와 호찌민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KB손해보험은 물론, 최근 상해 등으로 현지법인 범위를 넓히고 있는 KB자산운용의 베트남 진출도 검토 중이다.

KB금융은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베트남 시장 진출의 후발주자다.

하지만 베트남이 정부가 추진하는 신 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데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미래의 경제 대국인만큼 지금부터라도 현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게 KB금융의 방침이다.

베트남이 정부 차원에서 자국의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외국 자본 유치에 적극적이란 점도 이러한 전략의 배경이 됐다.

실제로 윤 회장은 베트남 경제부총리와의 회동에서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며 KB금융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포스트 차이나로 언급되는 베트남 시장에 KB가 후발주자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 5개에 불과한 베트남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그룹 차원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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