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남북이 3차 정상회담을 맞이하는 등 한반도 해빙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6개 통일펀드의 설정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부진한 증시와 경협 기대로 올랐던 테마주마저 상승분을 반납하며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6개 통일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한 달간 2억1천697만원 줄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전일에도 설정액 증가는 없었다.

통일펀드는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해빙 무드가 조성되며 설정액을 늘려갔다.

최근 6개월간 54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지만, 지난달 17일부터 전일까지 한 달동안 2억원 이상 빠지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펀드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한달 간 국내 주식형펀드는 플러스(+) 4.8%의 수익을 낸 반면 6개 통일펀드의 수익률은 3.45%에 그쳤다.

국내 통일펀드 중 남북경협주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투자신탁'은 3% 초반대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4월 말 2,51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빠지며 통일펀드에도 영향을 줬다.

대부분 주식형으로 설계된 통일펀드는 하락장에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남북경협 기대감에 급등했던 테마주마저 약세로 돌아섰다.

현대로템은 지난 6월 4만5천500만으로 고점을 찍은 후 전일 기준 3만1천원대까지 빠졌다.

현대건설도 5월 말 고점 이후 1만원 이상 주가가 하락했고, 아세아시멘트는 5만원 이상 빠졌다.

좋은사람들(-0.67%), 신원(0.2%) 등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주가도 정상회담 전일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기대보다 북한 비핵화, 남북 경협 협상 등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회담을 전후해 주가 상승 후 다시 급락하는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남북 경협주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개성공단 재개부터 철도·도로 건설,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 여전히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는 남아있다"며 "남북간 협상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진전되느냐를 지켜보면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통일과 관련된 투자는 계획과 실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길게는 20~30년까지 호흡이 긴 투자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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