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가격결정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

이들이 12월물에서 포지션을 줄일 경우 위축된 심리에 수급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금리가 예상보다도 더 많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9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 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3천344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천295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주요 선물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27만 계약, 10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8만 계약 가량이 쌓여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매매 의지가 크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의 가격결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외국인 매매에 장중 변동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누적 순매수 규모를 줄일 가능성에 집중했다.

과거에도 금리 인상을 앞두고 순매수 규모를 급격하게 줄여나갔던 경험이 있어서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2017년 12월물이 근원물로 바뀐 직후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했다.

지난해 9월 19일 이후 이들은 원월물이 근원물로 바뀌는 석 달 동안 1만6천923계약을 팔았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깜빡이를 켠 상태였고, 11월 기준금리를 올렸다.

올해 역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유지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권에서는 저금리로 주택가격이 올랐다며, 한은에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시장참가자들은 그렇지않아도 국내 기관참가자들의 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다면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어제도 롤오버 이후 외국인이 장중 매도로 전환하면서 국채선물 가격이 급락하는 등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며 "외국인에 의해 끌려가는 모습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선물사 채권중개인은 "국채선물이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한 후 국내 기관이 외국인 매매 흐름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은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인 터라 외국인이 매도로 나오면 국내 기관이 이를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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