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오버나잇 포지션을 가져가야 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추석 직전 글로벌 금융시장이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으로 돌아서면서 완연한 달러 약세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부담에 따라 포지션을 다음날로 넘기는 오버나잇을 숏으로 열어두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6.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0.40원) 대비 3.30원 내린 셈이다.

이날 외환딜러들의 달러-원 저점 전망은 1,112원 선까지 내려왔고 달러-원 환율도 전일 대비 2.90원 하락한 1,117.50원에서 출발했다.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3% 선위로 올라선 가운데 다우지수와 S&P500 지수 등 뉴욕 주가지수까지 최고치를 경신하자 달러인덱스가 93선대로 내려섰기 때문이다.

특히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9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12회 '하계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분쟁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어떠한 일방주의도 가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미국에 대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데 따라 무역 긴장도 완화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크게 별다른 재료 없으면 달러-원 환율은 여전히 아래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인민은행뿐 아니라 리커창 총리를 포함한 정부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보여 연휴 기간 위안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몇 년 전만 해도 명절엔 대응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 오버나잇 롱포지션을 가져가는 게 일반적인 트렌드였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현 상황에서 롱과 숏 둘 중 꼽으라면 숏포지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딜러들은 자신있게 숏포지션을 열어두고 귀향길에 오르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4분기를 앞두고 연간 목표에 크게 도달하지 못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스퀘어(중립 포지션)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FOMC에서의 금리 인상과 향후 미중 무역협상 추이에 따른 경계 심리에 역외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일부 외국계은행들은 당번제로 출근해 휴일 금융시장에 대응한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오버나잇 포지션은 크게 효과 없을 것"이라며 "달러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겠으나 최근 며칠 좁은 레인지가 유지됐고, 연휴 기간이 너무 길어 차라리 스퀘어로 만들어놓고 가는 게 속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로 움직일 것"이라며 "영업일 기준으로 3일 동안 쉬기 때문에 현재의 리스크온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고 추석이 끝날 무렵 1,130원 근처로 튈 수도 있어서 오버나잇 포지션은 열어두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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