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수수료인하와 규제 강화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카드 평균승인금액 감소도 실적에 부담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평균승인금액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밴수수료의 정률제 개편으로 카드사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전체 카드 승인 건수당 평균 승인금액은 3만8천316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했고 전월 대비로도 4.7% 줄었다.

신용카드의 평균승인금액은 전년동기대비 1.4%, 전월대비로는 5.3% 각각 감소했고 체크카드도 전년동기대비 1.4%, 전월대비 1.8% 각각 줄었다.

특히, 소비자들의 소액결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개인카드의 평균승인금액은 3만3천443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 전월대비 4.8% 각각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소액 사용이 일반화된 만큼 앞으로도 평균승인금액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올해 2분기 전체 카드 승인 건수당 평균승인금액도 4만321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6.8%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의 큰 흐름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평균승인금액 감소는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밴수수료를 정률제로 바꾸면서 카드 결제 당 고정비용이 일정하게 발생하게 됐고 평균 사용금액 감소는 실적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카드를 한 번 긁을 때마다 사용금액과 관계없이 발생했던 밴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꿨다.

금융위는 업종별로 일반음식점, 편의점, 슈퍼마켓, 제과점, 약국, 정육점 등 주로 골목상권의 가맹점을 중심으로 수수료율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 골프장, 가전제품, 면세점, 백화점, 종합병원 등 기업형 업종을 중심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밴수수료가 정액제였을 당시에는 사용 건수가 증가하면 비용이 상쇄될 수 있었지만, 정률제로 바뀌면서 사용 건수 증가 의미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용 건수 증가에 비례해 늘어났던 밴수수료가 정률제로 바뀌면서 소액결제 증가가 수수료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고정비용만 증가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은 카드 매출을 처리하고 보안을 적용해 관리하기 위한 전산 비용이 결제 건당 들어가는 고정비용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인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강화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실적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제회계 기준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9천6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31.9% 감소했다.

한편, 개인카드의 평균승인금액 감소세가 지속하면서 최근 논의가 시작된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 검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무수납제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제시할 경우 가맹점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게 한 제도로 소액결제 보편화를 이끌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의무수납제 폐지는 카드업계에서도 다양한 여론이 있는 상황이지만 소액결제 보편화에 따른 소비자 반발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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