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경제방송 CNBC의 간판 프로그램인 '매드머니'를 진행하는 짐 크래머가 연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를 비판하고 있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것처럼 연준 때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크래머는 17일(미국시간) 방송에서 연준이 게으르고 무책임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경제 지표 혼조와 함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연준이 부정적인 부분을 무시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 기업 CSX와 항공사 유나이티드 콘티넨털은 이날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크래머는 경제의 다른 부분에서 끔찍한 상황을 목격할 수 있는데도 연준이 CSX가 깔아 놓은 선로 위에 드러누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 주택 착공이 5.3% 감소했다며 충격적이고 경악할만한 수치로 폭풍이 불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택 시장의 어려움은 증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주택 관련 상장사인 KB홈과 레나, 홈디포, 로우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크래머는 기업의 실적 발표가 한창인데 하나씩 나오는 퍼즐 조각을 모두 맞춰야 현재 경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순항 중이라면 금리를 올해와 내년에 총 네 번 인상한다는 연준의 계획이 옳지만 보기보다 상황이 나쁠 경우 현재 금리 인상 계획은 월가와 실물 경제에 끔찍한 정책 경로일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미쳤다(crazy, loco)'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으나 최근 격앙된 감정을 절제하는 듯 위협적이라 말하는 수준에서 연준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크래머는 게으르고 무책임하다며 연준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경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인상의 명분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전날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아야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크래머는 미국 경제에 취약한 부분이 있으면 연준이 네 번이나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며 기업 활동의 열기가 이미 식었을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원만하게 통제되는 상황일 수도 있으나 문제는 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금리를 기계적으로 올려 물가를 잡으려 하기보다는 연준이 더욱더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크래머는 연준이 미쳤다고 보지 않고 단순히 증시에 나쁘므로 긴축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 고위 관계자들에게 금리를 올릴 때마다 상황을 잘 살펴달라고 간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 시즌에 비춰볼 때 성장세를 정확히 파악할 때까지는 내년에 금리를 세 번 인상한다는 계획을 보류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그는 강조했다.

따라서 크래머는 연준이 데이터를 잘 살펴야 한다며 현재까지 지표는 성장을 시사하기보단 뒤죽박죽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 대출 수요가 줄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도 우려된다며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연준에 있어 최선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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