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우리은행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우리금융 지배구조 결정 과정에서 회장과 우리은행장의 겸직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비은행 부문 계열사 비중이 작아 사실상 우리은행이나 다름없는 우리금융에 따로 회장을 둘 필요 없다는 논리다.

최 위원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조선업 현황 점검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 다른 은행들을 살펴봐도 겸직을 했었더라도 결국은 회장과 행장이 분리되는 쪽으로 갔다"면서 "그러나 우리은행의 경우 은행 비중이 90%를 넘는 상황이라 처음부터 분리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특정 인사를 임명하기 위해 우리금융지주 회장·행장을 분리할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누구에게 한자리를 주기 위해 회장직을 분리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의 겸직이 필요하다는 우리은행 안팎의 논리와 일치한다.

신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이 설립되면 우리은행과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등 6곳은 주식이전 방식에 따라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우리은행 자회사로 남아 우리금융 손자회사가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는 증권사와 카드사 등 다양한 자회사가 있는 반면 신설 우리금융은 곧 우리은행이나 다름없다"며 "증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고,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주사 규모를 키운 후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일단 회장과 행장 겸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회장 후보를 먼저 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 후보 모집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으로는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 신상훈 우리은행 사외이사, 김희태 전 신용정보협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손 행장이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경우 회장과 행장직을 겸직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이사회가 손 행장을 후보군에 올리고도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할 경우 우리금융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이사회가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해 손 행장을 회장으로 선출하면 우리은행은 손 행장이 취임한 후 1년여 만에 또다시 새로운 행장을 선출해야 한다.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하고서 손 행장이 아닌 다른 인물을 회장으로 뽑을 경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손 행장은 관례상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에도 우리은행은 다시 행장을 선출해야 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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