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지원책의 하나로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을 들고나오면서 카드업계가 크게 당황하고 있다.

체크카드 시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경감 노력에 따른 사용 장려 분위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수수료 인하로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조직으로 '민생연석회의'를 만들고 주요 민생의제 중 하나로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체계 개선을 내세웠다.

특히, 자금조달과 대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체크카드의 수수료율도 현행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이미 체크카드 수수료는 신용카드보다 낮은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수수료 인하 주장은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영세상인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최저 수준으로 책정돼있다"며 "적격비용 산정이라는 시장원칙을 정치권이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대수수료 적용 구간인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상인들은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정치권의 논리대로 영세가맹점의 부담 완화 차원에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한다면 체크카드 수수료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연 매출 3억 원~5억 원의 중소 가맹점 역시 신용카드 1.3% 체크카드 1.0%로 수수료율이 정해져 있다.

5억 원 초과하는 일반가맹점 구간에서의 수수료율도 협회 홈페이지에서 공시된 2017년 평균치는 신용카드 2.08% 체크카드 1.60%였다.

카드사들은 낮은 수수료에도 체크카드의 연회비를 무료로 하고 청구할인, 영화관할인,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세제혜택과 부가 서비스 영향으로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빠르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이와 같은 체크카드의 인기는 신용카드(15%)보다 높은 소득공제율(30%)과 대등한 부가 서비스 제공 덕분으로 분석됐다.

2013년 16.1%였던 체크카드 이용 비중은 올해 상반기 21.1%로 증가했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하면서 카드사 역시 낮은 수수료에도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나 카카오 캐릭터 디자인 등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체크카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카드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카카오페이 KB국민 체크카드'는 영업일 기준 3주 만에 10만 좌를 돌파했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떨어지면 카드사들의 부가 서비스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어 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도 체크카드는 수수료를 통한 수익보다는 마케팅 관점으로 카드사들이 접근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는 부가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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