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통해 위안화의 '상당한' 절하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음에도 위안화 절하세가 지속해 눈길을 끈다.

닐 킴벌리 금융 칼럼니스트는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미국이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위안화가 더 하락할 조짐이라면서 부채 위험과 성장률 둔화가 절하 압력을 제공하고 있고, 중국의 정책 담당자들은 위안화 절하를 막지 않을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초 이후 역내외 달러-위안은 모두 8% 이상 상승했다. 지난주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위안화 절하는 계속돼 역내외에서 달러-위안은 모두 6.95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주 발표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국내 및 해외의 경제 성장 전망과 통화정책을 둘러싼 차이 때문에 달러화가 추가적인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 미국 경제 성장에 하강 위험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 위안화에 대해서라고 다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광범위한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성장 전망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이 나오는 상황은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는 게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말 중국 인민은행(PBOC)은 역주기조절 요소를 재도입해 위안화 약세를 막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

사이먼 데릭 BNY멜론의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당시 위안화는 수거래일 동안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8월 말부터는 위안화가 느린 속도로 꾸준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억제 정책을 통화 위안화의 하락세가 느려지긴 했지만, 방향이 반전된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그렇게 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특히 신용평가사가 중국 지방정부가 대규모 '숨은 부채'를 쌓았다는 경고를 기억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나서는데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화 기조를 취하는 명백한 증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만 40조위안에 달한다면서 중국 경제에 '거대한 신용위험을 안은 빙산'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는 위안화 강세보다는 위안화 약세와 부합하는 것이라고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덧붙였다.

홍콩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지급준비율 인하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은행권에 올해 3조4천억위안을 공급하는 공격적인 통화 완화"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달러-위안 환율 7위안을 더는 방어해야 할 중요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위안화는 7위안 이상으로 더 절하가 허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HSBC는 중국의 9월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상당한 우려에도 소비자 물가는 지난여름 이후 안정적"이라면서 생산자 물가는 "예상보다 약간 높다"면서 "한동안 안정적 인플레이션 덕분에 중국 정책 담당자들이 추가적인 정책 미세조정에 나설 여지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발리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중국은 "경쟁적 절하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 형성과 관련해 계속해서 시장이 결정적인(decisive)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킴벌리 칼럼니스트는 이강 행장이 '결정적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 재무부가 위안화 절하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위안화 절하를 전망하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많다면서 "미국이 좋아하든 아니든 위안화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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