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이 위축되면서 예전과 같은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은 어렵지만, 영업 외 비용을 대폭 줄이며 실질적인 현금흐름은 나아지는 추세다. 남북 경제협력 등 중대 변곡점을 앞두고 이익률이 더 중요해진 상황으로 시장참가자들은 판단했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에 2천3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분기보다 15.3% 감소했고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2천812억원)에도 다소 못 미쳤다.

이로써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6천7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14.4% 줄었다. 3천230억원가량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은 분기에 기록해야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1조1천590억원의 영업이익 이후 1조 클럽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로 연간 매출액이 감소해 영업이익만 늘리기가 녹록지 않다. 올해도 3분기까지 매출액이 전년보다 2.6% 축소했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을 때보다 많은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수주잔고는 70조3천858억원에 이른다. 작년 같은 분기보다 5.4% 많다. 지난 2014년 60조원대 수주잔고를 쌓고 작년 말에 70조원대 접어들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싱가포르 투아스 남부매립 공사, 우즈벡 나보이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 등 해외공사와 세종 6-4 공동주택 개발사업, 대치쌍용 2차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등 국내 주택사업 수주 등을 통해 16조원 가까운 신규수주를 기록했다"며 "현재 입찰 평가 중인 이라크, 알제리, 우즈벡 등 해외지역에서 추가 공사 수주를 기대하고 있어 수주잔고로 약 4년치의 일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일감이 많아 이익률을 견조하게 유지하면 이후에 영업이익 신기록을 쓸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가장 최근 1조 클럽에 가입한 2016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16%다. 올해는 5.52%다.

영업이익률이 당시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실질적인 현금흐름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영업 외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순영업 외 손익에서 작년과 다르게 플러스(+)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1.1%포인트 낮아진 116.4%, 유동비율은 10.0%포인트 상승한 193.5%를 보인다.





<현대건설 영업 외 손익 변화. 자료: 현대건설>

이 영향으로 올해 3분기까지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이익(세전이익)은 7천83억원으로 전년보다 31.0% 확대했다. 당기순이익(4천685억원)도 작년 대비 26.4% 증가했다. 이 두 부문의 이익률은 1조 클럽 가입 때보다 나은 편이다.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최대 수혜자로 현대건설이 꼽히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과 이익률 사수가 더 중요하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진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협으로 북한시장이 열리면 인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투자 여력도 중요해질 것이다"며 "수주가 많은 현대건설은 절대 영업이익 규모보다 순이익에 대한 이익률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분기 이후 쿠웨이트 알주르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공사,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항만공사,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의 매출 증가로 안정적 수익 창출이 전망된다"며 "현재 입찰 중인 추가 공사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향후 기술 및 수행 경쟁력 제고로 수익성 중심의 성장으로 시장 신뢰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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