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금융감독원이 장단기 자금 미스매칭 문제를 언급한 이유는 금융당국이 앞으로도 국내은행의 외화 차입과 유동성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14일 정오 송고된 '은행 장단기 자금 '미스매칭'은 보험료<금감원>' 제하 기사 참조)

또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확대 조치 종료와 올해 10~11월 중 평소보다 많은 규모의 차입금 만기도래 일정이 잡혀 있지만, 이에 따른 외화차입 여건 악화 및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다.

15일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 자금담당 부행장들은 지난 8월 초 금감원 외환분야 실무책임자들과 만나 당국의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영향으로 장기로 외화자금을 조달해 단기로 운용하면서 생기는 미스매치와 이 때문에 발생하는 역마진을 향후 해결 과제로 지목했다.

은행권에선 이후에도 장단기 자금 미스매칭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국에 전달했지만, 금감원은 지난 주말 관련 비용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보험료 성격으로 당국은 앞으로도 기존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이주형 금융감독원 외환감독국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을 통해 "작년 하반기 이후 은행들의 중장기 차입이 크게 증가하는 등 엄격한 외화유동성 관리에 따른 국내 은행들의 역마진 규모는 연간 1억8천만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엄격한 외화유동성 관리로 외화조달 비용이 절감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가산금리 감소분을 25bp만 가정하더라도 역마진 규모의 약 2배에 달하는 차입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자료: 금감원>



금감원의 외화 차입 및 유동성 관련 언급에는 최근 금융시장 내 이슈와 관련한 불필요한 불안심리를 잠재우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선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조치 종료와 올해 10~11월 중 평소보다 2~3배 규모의 차입금 만기도래가 있는 것과 관련해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외화 차입 및 유동성 동향은 여전히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현재 5년물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86bp로 전월말보다 18bp 떨어졌다. 지난달 14일에는 연중 최저인 69bp를 기록해 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의 CDS프리미엄보다 낮아졌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의 하락은 신용도가 개선돼 채권 발행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전반적으로 전월보다 개선됐다.

단기차입 가산금리는 5.9bp로 올해 최저를 기록한 지난 8월 5.0bp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장기차입은 1년물 가산금리가 102bp로 전월의 147bp보다 45bp 떨어졌다. 5년물은 145bp에서 154bp로 소폭 올랐다.

단기와 중장기차입 차환율은 각각 91.0%와 97.8%로 소폭 순상환됐다. 이미 확보한 외화 여유자금이 풍부해 신규차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외환건전성 비율은 외화유동성 비율(지도기준 85% 이상)이 107.7%, 1개월갭 비율(-10% 이상)이 2.3%, 7일갭 비율(-3% 이상)이 2.0%로 모두 지도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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