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열풍이 불면서 주택의 입지와 직장·주거 근접 여부가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단지 등을 기반으로 한 단지가 인기를 끌면서 분양 성적에도 일자리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의 '2017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이사한 경험이 있는 가구가 현재 주택으로 이사한 이유에서 '직주근접, 직장변동'의 이유를 응답한 비율은 10.3%를 차지했다. 이미 분양·계약한 주택이 있는 계획된 이사거나 집값 부담, 계약만기에 따른 이유 등를 제외하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무주택자일수록 직주근접과 직장변동 등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전세가구는 직장문제로 이사한 비율이 12.9%, 보증금이 있는 월세는 14.9%다. 보증금이 없는 월세 가구는 17.3%가 직주근접 문제로 집을 옮겼다.

이러한 실수요에 다주택자 규제, 거주하지 않는 집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강화 등으로 일자리가 분양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분양한 '신마곡 벽산 블루밍'은 54.7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대형건설사 분양이 아니지만, 단지 인근에 있는 마곡지구에 LG그룹, 롯데그룹, 코오롱그룹 등의 계열사들이 입주한 상황이 수요자를 끌었다.

작년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준공된 평택 고덕 국제신도시에서도 일자리 증가 효과가 분양시장에서 확인됐다.

이 일대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평택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84.09대 1 ▲평택 고덕파라곤 77.54대 1 ▲평택고덕신도시 신안인스빌 30.87대 1 ▲평택 고덕신도시 자연앤자이 30.87대 1 등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사계획이 있는 가구의 상당수가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분양시장이 더 눈길을 끈다. 주거실태조사에서 이사계획이 있는 가구의 희망주택유형 중 62.6%가 아파트다. 단독주택이 20.5%, 다세대주택이 7.9%로 뒤를 잇는다. 소득이 높을수록 아파트를 선호해 고소득층은 82.4%가 아파트로 이사를 계획했다.

연말까지 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분양단지가 나올 예정이다.

한화건설은 다음달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228-9번지(전 주안초교 부지) 일대에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을 선보인다. GS건설은 경기도 성남고등지구 C1·2·3블록에서 '성남고등자이'를 내놓는다. 동원개발은 인천 영종하늘도시 A31 블록에 '영종하늘도시 동원로얄듀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한신공영은 11월 세종시 어진동 1-5생활권 H5 블록에서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를 분양할 예정이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과 직장이 가까워지면 출퇴근 시간을 줄여 취미나 여가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등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며 "일자리가 늘면 그만큼 배후수요가 풍부해져 환금성이 좋아지고 집값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개발 계획은 진행과정에서 수시로 변동되는 부분이 있어서 단기적인 접근은 피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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