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자회사인 메릴린치가 내년부터 브로커 급여 체계를 변경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고, "메릴린치 브로커들은 회사에 속아 급여를 빼앗긴 기분이라며 발끈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는 비용 절감을 위해 브로커의 급여를 줄이는 동시에 모회사 상품의 교차 판매를 촉진하는 인센티브를 강화한다고 내부 1만7천명의 자문역을 대상으로 발표했다.

이 회사는 브로커에게 월간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의 97%에 대해서만 급여를 지불하게 된다. 연간 1백만 달러의 수수료를 버는 자문역에게 평균 3%의 급여가 삭감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메릴린치를 비롯한 여타 증권사의 자문역은 수수료 수익의 일부를 급여로 받아간다.

메릴린치는 "자문역은 회사 성장에 따른 보너스를 통해 삭감된 급여 일부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직원에게는 추가 임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 상품과 머니마켓펀드(MMF), 마진 대출과 같은 모회사 BOA 상품에 대한 메릴린치 브로커의 판매는 이번 보상 체계 변경에서 제외된다. 즉, 증권사인 메릴린치 직원의 은행 상품 판매는 계속해서 독려하겠다는 의미다. BOA의 은퇴 계좌 상품 역시 이번 변경에서 제외됐다.

메릴린치 경영진은 이런 변화가 올해부터 개편된 시스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로커들 사이에서는 체크계좌와 같은 은행 상품을 자산 고객에게 추가로 팔라는 것이라며 발끈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회사 측은 자문역 급여는 올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해 회사 성장 속도를 앞질렀다고 해명했다. 주식시장의 강세 역시 하나의 원인으로, 연초 주요 주가지수 강세로 자문역의 월급 수준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메릴린치 측은 새로 개정된 보상 시스템으로 적어도 5년 안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WSJ에 따르면 올해 메릴린치는 최소한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자문역에게 급여를 환수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자문역 3분의 1가량이 올해 급여 환수를 통한 페널티를 받았다고 밝혔다.

WSJ은 "일부 자문역은 내년에 더욱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 특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자문역은 최대 7.7%까지 급여가 삭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