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와 공급 초과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맞서면서 보합세로 마감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과 같은 배럴당 56.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6.2% 내렸다. 6주 연속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증산 가능성과 원유 초과공급 가능성 등을 저울질했다.

WTI는 장 초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140만 배럴 감산을 오는 12월 회동에서 의결할 것이란 전망이 유가 반등을 이끌었다.

WTI는 주초 배럴당 55달러 수준까지 폭락한 이후 주 후반에는 소폭 오름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급락에 따른 저점 인식도 다소 강화됐다.

OPEC이 본격적인 감산에 나설 경우 베네수엘라 등의 산유량 감소 추세와 더불어 유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글로벌 상품 담당 대표는 "이란 수출 감소를 제외하고 12월부터 최소한 하루평균 100만 배럴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경우 브렌트유가 다시 80달러 선을 회복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여전히 감산에 대해 뚜렷한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의 감산 움직임에 대해 이미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WTI는 미국의 생산량 및 재고 증가 우려 등이 부각되면서 재차 하락해 보합세로 마감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가 이전 주보다 2개 더 늘어난 888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전일 밝힌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1천만 배럴 이상 증가해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시장이 초과공급 상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를 비롯한 유가 강세론자들이 항복했다"며 "더는 유가가 내년에 9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의 급격한 하락세가 끝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코메르츠방크는 "전일 미국 재고 지표에도 유가가 지지가 된 것을 보면 악재는 대부분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재고 증가는 OPEC의 감산 필요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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