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성과평가체계를 하향식으로 설계해 세부자산군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을 실무부서가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19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은 상향식 접근법으로 대체투자부문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7개 세부자산군에 전략 벤치마크와 성과평가 벤치마크를 설정하고, 이들의 가중평균으로 대체투자 자산군의 벤치마크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상향식 접근법은 기금 규모가 확대되고 대체투자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체계다.

국민연금은 현재 대체투자 전체의 전략적 목표비중만 제시하고 있고, 세부자산군별 목표비중의 설정은 향후 과제로 미루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가 중장기자산배분 계획을 심의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체투자 세부자산군별 목표비중을 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도 문제다.

또 대체투자 자산은 거래소가 아닌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신규 상품을 특정 세부자산군에 편입하거나 별도의 세부자산군으로 새롭게 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상향식 접근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들은 대체투자 전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수반되는 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을 기금운용위원회가 아닌 실무 운용조직이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대체투자라는 전략적 자산군에 부여된 수익과 위험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운용조직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세부자산군을 상시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체계에서는 운용조직이 신규 자산군을 탐색하고 편입하려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일 실질적인 동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세부자산군을 도입하고 이에 맞는 벤치마크를 설정하는 과정이 모두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승인 사항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체투자가 전통적투자에 비해 운용인력의 전문성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다는 사실도 같은 맥락"이라며 "대체투자는 본질적으로 엑티브운용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8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69조6천370억 원, 수익률은 5.17%다.

올해 공단의 대체투자 목표비중은 12.5%지만 올해 8월 말 현재 투자비중은 10.7%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의 지난 2016년과 2017년 대체투자 비중도 11.4%와 10.8%로 목표비중인 11.5%와 11.9%를 각각 밑돌았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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