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국제유가가 낙폭을 확대했다고 CNBC가 2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우디와는 변함없는 파트너"라면서 "캬슈끄지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사실을 모를 수는 있지만, 사우디와의 관계는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의 왕세자가 끔찍한 사건 잘 알 수도 있지만, 모를 수도 있다"면서 사우디 왕실을 재차 옹호했다.

그는 "사우디와는 변함없는 파트너"라고도 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중앙정보국(CIA)가 이날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이라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연관돼 있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란 보도를 내놓았던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자들과 회견에서 "사우디가 미국의 유가 하락에 도움을 줬다"면서 "사우디에 강력하게 대응해서 세계 경제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 왕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가감 없이 드러낸 셈이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의 폭락 등 전방위적인 위험회피 심리도 약세를 보이던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성명 이후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시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던 바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캬슈끄지 사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감산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중이라고 CNBC는 진단했다.

이날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77달러(6.6%) 폭락한 53.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2017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기록한 고점 대비해서는 31%가량 폭락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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