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이 늘어나는 동시에 보증사고도 급증했다. 전세금 하락으로 보증사고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세금 반환보증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1월 현재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누적 가입실적은 7만6천236건에 16조3천630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올해 실적은 지난해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셋값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입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부터 임대인의 허가 없이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도 수요를 증가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보증사고도 증가했다.

HUG 집계를 보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 금액은 지난 2015년 1억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 34억원, 2017년 75억원으로 늘더니 올해는 9월까지만 벌써 487억원에 달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 매매가격이 전셋값을 밑도는 역전세난이 발생하면서 보증사고가 늘어날 위험이 커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평균 1.52% 하락했다.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를 비롯해 내년 1분기까지 입주 물량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전세가격이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주택자가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원금상환이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셋값 하락시 주담대 이외의 대출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은행 재원 전세자금대출 총잔액은 57조9천5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8% 늘었다. 대출 희망자들이 규제를 피해 주담대에서 전세대출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보증사고로 HUG의 변제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HUG의 대위변제 금액은 지난해 34억원이었지만 올해는 7월까지만 해도 252억원으로 증가했다.

서 연구원은 "사고 발생 위험이 임대인에게 있음에도 임차인이 보험에 가입하는 구조라 임대인의 보증금 미상환 위험을 제대로 심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보증금 상환 불이행 사고가 급증하면 정부의 재정적 부담도 늘어 상품 변경 없이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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