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 아현지사 화재 피해로 200억~300억원 수준의 보상금을 1차적으로 지급할 것으로 추산됐다. 4분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갑작스러운 악재에 주가도 전일 2% 가까이 하락했다. 거래량은 100만주 이상으로 전 거래일보다 3배 이상 폭증했다.
화재사고 여파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직접 재산 피해(80억원)에 향후 소상공인들이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나설 경우 보상금 규모는 눈두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은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불확실성 요인이다"며 "아직 소상공인 손해 배상은 사례가 없으며 피해 산출도 쉽지 않아 보상금 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우려에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공매도 조짐도 엿보인다.
KT의 대차잔고는 전일 상장주 대비 0.5%로 전 거래일보다 3.9% 늘었다. 잔고 금액은 400억원 정도에 이른다.
공매도는 일단 주식을 빌려서 매도해놓은 뒤 주가가 더 내리면 다시 차입해서 싼 가격에 주식을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하락한 만큼 차익을 낼 수 있다.
실제로 단기로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사모펀드는 기관투자자 중 가장 많이 KT 주식을 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는 6만3천244주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좋지 않아 내수주인 통신주만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조정 수요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사고가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등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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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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