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롯데그룹이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공식화했지만,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27일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등 금융사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지주사를 설립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2년 이내에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각설만 나오던 롯데손보가 실제로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면서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매물 역시 많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해외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 이후 서너 차례 매각을 진행했다가 불발된 KDB생명도 시장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매물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경영을 정상화한 뒤 2020년께 유상증자를 포함해 분할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경영개선 '권고'를 넘어 '요구' 단계를 적용받은 MG손해보험도 외부 투자자 유치에 실패할 시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G손보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으로 지난 3월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 방안을 권고받은 바 있다.

MG손보의 RBC비율은 80%대에 머물렀다.

MG손보는 외부 투자자를 통해 3개월 내 1천억 원 이상 유상증자를 하고, 이후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RBC비율을 1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시기를 지키지 못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달 14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다시 제출하도록 했다.

잠재적인 보험사 매물이 많은 가운데 롯데손보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롯데손보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했지만, 재무건전성 지표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말 RBC비율은 157.63%로 작년 말보다 12.4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 600억 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2016년부터 꾸준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RBC비율 개선은 더딘 상태이다.

특히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는 자본확충 부담도 큰 상황이다.

또한, 롯데손보의 원수보험료 기준 올 3분기 점유율은 3.10%로 3%대에 머물러 대한화재 인수 당시 2.8%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다른 보험사와 비교해 매력이 크지 않아 마땅한 인수자를 찾을지가 관건"이라며 "다만, 종합 손보사 라이선스에 대한 니즈가 있는 금융지주 또는 외국자본 등에서 관심을 둘만 하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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