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국제금융센터가 달러 유동성 긴축이 심화될 경우 부채발(發) 금융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권식 국금센터 신흥국 담당 연구원은 29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9년 글로벌 경제·금융 주요 이슈 및 전망' 설명회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QE) 자금이 유입되면서 신흥국 부채가 누적됐고, 숨겨진 부채와 고위험 부채가 함께 급증했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가파른 부채 증가에 비해 실물 경기는 부진하며 총부채 증가율과 세계 경제 성장률 간 격차가 지난 수년간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신흥국의 대외충격 흡수 능력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대외 금융부채는 2008년 말 91조9천억 달러에서 올해 2분기 125조3천억 달러로 33조4천억 달러 증가했고 총부채는 같은 기간 68조5천억 달러 늘었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대외금융부채 증가액 중 신흥국으로 유입된 증권투자 자금의 78%가 선진국 QE 자금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중국의 부채 문제를 주목하면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달러 강세가 진행될 경우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우) 올해 들어 외화 유입의 주된 경로인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도 축소됐다"며 "과다 부채가 세계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금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경상흑자와 FDI 주도로 7조2천억 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외화 유입의 주된 경로인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됐고 FDI 유입도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유입액의 76%가 외환 보유액으로 축적됐으나, 이후엔 31%로 하락했다"며 "늘어나는 외화 수요를 감내하기 위해선 외환 보유액 사용 한계로 자본시장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그림자 금융으로 대표되는 '숨겨진 부채'와 글로벌 약식 대출 등 고위험 부채도 중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경우 2010년 32조6천억 달러에서 2016년 45조2천억 달러로 12조6천억 달러가 증가했고, 중국의 경우 1조3천억 달러에서 7조 달러까지 추정치가 다양하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들의 대외 금융 포지션은 개선됐으나 위기시 긴급 외환공급능력은 약화됐다"며 "대외금융부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을 2008년 54%에서 올해 2분기 38%로 줄었고 연간 경상수입액 대비 외채원리금 상환액은 2008년 135%에서 올해 1분기 146%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날 설명회는 국금센터가 회원기관인 정부와 금융기관, 연구기관, 공기업, 민간기업 등을 초청해 매년 개최하는 정례 행사다.

국금센터는 최근 글로벌 경제 주요 이슈를 ▲실물경제의 정체(Doldrums) ▲부채 누증(Debt) ▲정책의 부조화(Discord) 등 '트리플 D'로 정리했다.

내년도 경제는 전반적으로 미중간 무역분쟁과 관세ㆍ환율 전쟁 확전 등으로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진만큼 국제통화기금(IMF)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인 3.7%를 기준으로 0.2%포인트 정도 추가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형민 조기경보실장은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시각이 점증되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더해 최근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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