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월말 '리스크온'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달러-원 환율에는 미중 정상회담 이슈가 숏포지션을 꺾을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1,110원대 후반에서 하락 출발했던 달러-원 환율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로 25bp 인상하자 1,120원대로 튀어 올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우리나라 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숏포지션이 정리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으나, 시장 관심은 빠르게 다음날 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으로 쏠리는 형국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중 양측 간에 시장이 만족할만한 타협을 보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그간 6.95위안대 아래에서 관리된 달러-위안(CNH) 환율이 회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달러-원 환율의 숏포지션도 대거 정리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결렬 시 추가 2천67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할 예정인 만큼 협상 결과 기대에 포지션을 구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초중반을 저점으로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위안(CNH) 환율이 6.95위안대에서 내려온 게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려온 것이지만 회담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위안화 환율이 다시 튈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도 숏포지션을 끊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연말까지 1,110~1,130원 레인지가 계속 흘러갈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 결과의 극적 타결로 1,100원대 초반까지 간다는 건 현재 상황에서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미중 간 무역 분쟁이 한 큐에 타결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내일 좋은 소식이 있을지도 모르나 시장의 기대는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승인에 막혀 있고 미중 정상회담도 '노 딜(No deal)'로 끝나면 시장의 리스크온 심리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 양국의 협상에서 완화적인 분위기가 나올 경우 증시에서 호재로 해석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강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될 여지는 남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회담 결과가 여전히 불투명해 시장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핵심 쟁점은 대중 2천억2천억 달러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내년 1월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인데 이를 보류할 경우 시장은 위험선호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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