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회동을 앞두고 소폭 상승해 마감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달러(0.6%) 상승한 53.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뉴스 등을 주시했다.

오는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및 비(非) OPEC 산유국 정례회동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회의에 임박해서 감산 규모 등을 두고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유가의 상승은 제한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아직 감산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OPEC과 다른 산유국이 공동으로 감산에 나서야 하는 만큼 아직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OPEC과 산유국들이 하루 평균 130만 배럴 감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대폭의 감산에 반대하고 있는 점이 여전히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가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우디 및 산유국과 산유량 조절 협정을 오는 2019년까지 연정하는 데는 합의했다면서도 감산 규모와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전일에 비해 의구심이 커진 점이 유가의 상승을 제한했다.

미·중의 협상 기한인 90일의 시작 시점을 두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엇갈린 발언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훼손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협상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있는 등 양국이 실제로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은 '관세 맨'이라면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위협을 다시 내놓은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캐나다의 앨버타주가 전일 과도하게 쌓인 원유 재고가 줄어들 때까지 석유 기업들에 산유량을 하루평균 32만5천 배럴 줄이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유가의 반등을 거들었다.

하란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 제한을 지속할 경우 걸프 해역에서의 다른 나라 원유 수송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위협을 재차 내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감산 규모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과 러시아가 하루평균 130만 배럴은 감산해야 현재 진행 중인 재고 급증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OPEC과 러시아의 공동 노력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60달러 중반대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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