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재차 급락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1달러(3.1%) 급락한 51.0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결정 영향,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뉴욕증시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결정한 영향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반감됐다.

11월 중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4%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의 기대를 큰 폭 하회했다. 일본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로 2.5% 감소하는 등 주요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하면서 경기둔화 우려를자극했다.

이날 10월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과 일본 등을 물론 미국의 성장 둔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경우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걱정이 다시 커졌다.

여기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다음날로 예정됐던 하원 브렉시트합의안 표결을 연기하는 등 불안 요인이 부상했다.

경기둔화 우려와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500포인트 이상 내리는 등 불안정했다.

다우지수는 원유 선물 정규장이 마감 무렵인 장 후반에는 낙폭을 모두 만회하면서 상승 반전키도 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들이 나왔다.

씨티그룹은 산유국 감산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를 촉진할 것이라면서 내년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이 현 수준인 배럴당 60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NBD 뱅크는 "감산 규모는 시장을 다시 공급 부족 상태로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하루평균 120만 배럴 정도의 공급 우위 상황이 내년 1분기에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감산 규모가 시장의 수급 균형 유지에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추가 재고가 쌓이는 것은 막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감산 이벤트가 마무리된 만큼 유가 움직임이 증시의 위험투자 심리 등에 연동될 것으로 봤다.

어케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증시와 원유 시장의 상관관계가 되돌아왔다"면서 "세계 경제와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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