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10월 이후 이어진 증시 급락과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자금이 유출됐던 공모주 펀드에 투자금이 다시 순유입되고 있다.

연말 상장된 공모주 주가가 이듬해 1월 상승하는 연초 효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장을 연기했던 대어급 기업들이 내년 IPO 시장에 재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

31일 연합인포맥스 설정액증감 상위펀드(화면번호 5356)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간 '흥국멀티플레이30공모주' 펀드에 39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국내 채권형 펀드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증가액으로, 설정액 증가율은 143.03%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하이공모주플러스10' 펀드에도 19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증가율은 80%에 육박했다.

두 펀드를 포함해 국내에 설정된 112개 공모주 펀드는 최근 한 달 2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3개월간 1천9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자금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연초 공모주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이후 11월과 12월에 상장된 공모주의 월별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연말 약세를 보이던 주가는 이듬해 연초에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상장된 공모주 네 종목의 12월 주가 상승률은 40.8%에 그쳤지만 올해 1월 70.7%로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상장된 공모주 9곳의 주가도 연말 8.4% 하락하다가 1월에만 5% 가까이 상승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상장기업들의 공모가 집중되면서 평상시보다 공모가가 낮은 경우가 많다"며 "연말에 상장된 우량기업의 경우 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연말 기관투자자들이 수익을 확정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지만 연초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면서 공모주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에는 올해 상장이 연기된 대어급 기업들이 IPO 시장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커 공모주에 대한 기대가 높다.

올해 IPO 공모액은 2조8천억원으로 전년 7조8천200억원보다 64% 넘게 줄었지만, 내년에는 공모시장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대어급으로 평가받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미루는 등 IPO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 공모주 관련 펀드의 자금 유출을 부추겨왔다"며 "내년 교보생명, 현대오일뱅크, 바디프랜드,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급 기업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큰 교보생명의 공모 규모는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며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공모 규모가 2조원, 기업가치는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공모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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