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반도체 수출마저 꺾이면서 글로벌 업황전망을 비관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격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의 매출 자체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80억달러 규모로,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투자 규모를 55억 달러 이하로 줄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최근 동향보다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투자 자금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130억달러를 웃도는 정도다. 지난해 185억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미국의 마이크론 역시 올해 투자금액을 30억 달러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생산량 증가 전망치도 당초 예상한 20%보다 낮은 15%로 낮췄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거인들이 투자를 속속 줄이는 이유는 시장 자체가 침체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정체됐기 때문에 공급을 줄여 가격이라도 막겠다는 셈법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8년 연간 수출액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12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8.3%, 11월보다는 17% 이상 줄었다.

지난해 1천267억달러로 세계 최초 연간 수출액 1천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방향 자체는 다운 턴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전월 대비 성장률은 지난 10월에 마이너스(-) 6.7%에서 12월은 -17.1%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2019년에 들어서야 반도체 수출이 꺾일 것이라고 다소 낙관하는 측면이 있었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 화학 등의 둔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반도체는 물량이 늘어나도 단가가 하락하고 공급 부족이 완화되는 등의 이유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전 세계 D램 매출 총액도 1천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에는 기대치를 낮추는 분위기다.

이승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D램 매출 총액은 당초 1천억 달러를 기대했으나 갑작스럽게 4분기부터 시장이 둔화하면서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행과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계획에 따라 올해 2분기 이후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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