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일부 상승세를 나타내던 지방 집값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지방 부동산 약세가 확산할 조짐이다. 정책발표 시기와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에 간격이 큰 만큼 지방 부동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조사 기준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8% 떨어지며 하락세를 유지한 가운데 지방에서 강세를 보여온 대구지역 아파트값이 0.01% 하락했다.

대구시의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셋째주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는 등 대구시 아파트값은 지방에서 드물게 강세를 보였지만 수성구 아파트값 상승폭이 지난주 0.09%에서 금주 0.02%로 둔화하고 동구·북구·달성군 등지에서 최근 약세가 이어지며 주간 시세도 꺾였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대구는 지난주 보합이었다가 이번 주 마이너스(-) 0.01%로 하락 전환했고 북구는 0.08% 하락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증가폭이 둔화하면서 대구 강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는 보였는데, 비수기와 맞물리면서 약세로 돌아선 것 같다"며 "공급도 많이 됐고 매수심리도 강하지 않아 반등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은 부산진구, 남구, 연제구, 기장군 등 4곳이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진구가 0.07% 하락하는 등 긍정적 영향을 받지 못했다.

올해 부산·울산·경남 등은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매매가격과 전셋값 하락에 따른 '깡통주택'과 '깡통전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우려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은 자체 지역경제 위축에 정부 규제로 서울의 원정투자도 감소함에 따라 집값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공급물량이 몰린 곳은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등 무주택 세입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도 지방에서 분양 위주의 주택공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입주 물량 집중에 따른 수급조정과 함께 생산가능인구 유출이 확대되고 있어 지방 주택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고 봤다.

방송희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반산업 위축으로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는 거제, 울산, 창원 등 경상권은 지역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한 주택시장 안정 방안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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