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야심작 스마트폰마저 뒤통수를 쳤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지난 분기의 10분의 1로 쪼그라든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90% 줄었다. 매출액은 소폭 늘었으나 실적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 쇼크'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적어도 1천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전체 컨센서스는 2천800억원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욱 나빴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MC사업부가 실적에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MC사업부는 2017년 2분기부터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V40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비롯해 중저가폰도 잇달아 출시했지만, 마케팅 비용만 늘어나고 매출은 고전했다는 평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MC사업부의 고민은 구조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며 "V30 이후로 제품력은 선두업체들과 동등해졌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입지를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현재 성장시장이 아니라 정체 단계이기 때문에 제품력으로 대결한다는 전략 자체가 무효하다는 얘기다. 나아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자체가 없으니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흥국에서도 그리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에서 보듯 신흥국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했다"며 "스마트폰 시장 불황이 있고 신흥국 경기침체도 있어 환차손 영향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MC사업부의 4분기 영업손실이 최소 2천억원, 많게는 3천억원 중반대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전(H&A)과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E 사업부는 2천억원대, H&A는 1천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계절적 영향으로 가전과 에어컨 등의 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전체로 매출액 51조3천399억원, 영업이익 2조7천2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매출은 2년 연속 60조원을 상회하고,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9.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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