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대외 재료와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 하원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1,120원대로 상승 출발했으나 최근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장기화, 미중 무역 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 재료에도 장중 5원 내외 변동성에 그치면서 '정중동'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CNH) 환율의 최근 1개월간 상관계수는 0.33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달러-원과 달러-엔 환율의 상관계수는 0.15에 머물렀다.

상관계수가 1.0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이 밀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와 엔화 등 주변국 통화들과 다소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달러-원 환율과 유로-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최근 1개월 간 마이너스(-) 0.35에 불과하고 달러 인덱스와의 상관계수 역시 최근 1개월간 0.29, 3개월 기준으로도 0.27에 그쳤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오전에 단기 포지션을 쌓고 오후에 정리하거나 포지션을 가져가지 않는 '무포'를 고수하면서 레인지 대응에 몰두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회계연도가 새롭게 시작되는 연초에 활발히 방향성 트레이딩이 일어나는 경우와는 확실히 다른 흐름인 셈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연초에는 레인지 방향을 탐색한 후 움직이는 방향으로 포지션을 '빌드업(build up)' 해야 하는데 위·아래가 다 막히고 있다"며 "수급이 지키는 상·하단이 공고하다 보니 은행권 포지션을 받는 입장에서도 거래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달러-원이 어느 통화도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통상적인 새해와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장중엔 외국인의 채권 매도 자금 유출이나 당국 경계도 있어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거래량이 많지 않아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외 변수보다는 역내 수급 일정이 주목되는 가운데 업체들의 수요도 활발하지 않다.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 수출업체 입장에서도 고점 확인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일 대외 불안 요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롤오버 일정에 따라 달러 선물을 순매도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2)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통화선물시장에서 1만9천 계약을 순매도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 선물 매도는 차익실현과 선제적인 롤오버 성격이 있다"며 "수출 기업들이 기존에는 1,130원대에서 매도했으나 1,120원대는 아직 부담스러워 물량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장중엔 꾸준히 달러 매수가 받치고 있어 레벨이 낮아도 쫓아가서 팔아야 할 상황이 아니라 거래가 부진하다"며 "당분간 달러-원 환율은 횡보로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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