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시중은행의 특수채 매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자산 운용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로 담을 수 있는 채권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그나마 금리 레벨이 높은 특수채에 은행의 매수가 몰리고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4565) 등에 따르면 은행은 올해 중 통안채와 산금채 등을 주로 담았다.

보름 동안 총 4천2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국고채와 통안채 매도가 주를 이뤘다.

금리 레벨이 낮아지면서 매력이 떨어진 국고채를 매도한 대신 절대금리 메리트가 높은 특수은행채 등을 사들이는 교체매매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일반은행의 총자산은 1천618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했다.

은행은 LCR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국공채 등 고유동성 자산 보유 규모를 꾸준히 늘렸다. 유가증권 보유는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했다.

올해 중 은행은 LCR 비율을 100%에 맞춰야 한다.

은행은 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 예금 유치, 은행채 발행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국공채와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채권인 특수은행채를 중심으로 한 고유동성 자산을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은행 평균 LCR 비율은 104.7%다. 규제 기준인 100%를 웃돌았다.

시장참가자들은 시중은행이 LCR 비율을 충족했음에도 매수가 이어지는 이유로 운용 규모의 확대를 꼽았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절대금리가 높은 특수채로 은행의 매수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특수채의 인기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은행이 LCR 규제를 100% 수준에서 타이트하게 가져가면서 과거와 같은 매수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은행채는 매수하더라도 LCR 비율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특수채를 사야 한다"며 "운용 규모가 늘어나면서 특수채를 찾는 기관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도 "특수채가 그나마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기 때문에 요새 발행과 동시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초 예정된 금액보다도 더 많이 찍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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