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절차가 영국 하원의 합의안 부결로 중단됐지만 금융시장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큰 표차로 부결됐는데도 금융시장은 하품하고 있다며 도박사들만 분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야당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이 부결돼 메이 총리가 자리를 보전하는 등 영국 정치권에서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으나 오히려 투자자들은 경제적으로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단행될 가능성이 줄어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전날 합의안 부결에도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했다가 이내 반등했고 영국 증시는 이날 0.5% 밀리는 데 그쳤다.

UBS의 존 레이스 금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정치극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앞서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안건이 통과됐을 때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이 이슈가 시장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는 믿음을 잃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데이비드 잔 유럽 채권 담당 헤드는 "전반적인 브렉시트 절차가 시장을 불확실성으로 밀어 넣고 있다"면서도 "특별한 일이 벌어질 때까지 시장은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무질서한 탈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을 대비해서 최근 몇 주 동안 듀레이션만 조금 늘렸다고 밝혔다.

신문은 투자자들이 브렉시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미치는 이슈가 아니라고 인지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의 오언 머리 헤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브렉시트는 다소 지엽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잠잠한 시장과 달리 도박사들의 움직임은 활발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박업체 윌리엄 힐에 따르면 영국이 브렉시트 기한을 넘겨 오는 3월 30일에도 유럽연합에 잔류할 확률은 하루 만에 69%에서 77%로 높아졌다.

올해 2차 국민투표가 진행될 확률은 한 달 전만 해도 5%에 불과했으나 현재 42%로 높아졌다.

도박업체 벳페어의 케이티 베일리스 대변인은 "사람들이 브렉시트에 다소 따분함을 느끼게 됐으나 도박 시장은 과열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도박업체 스마켓츠의 사르비트 바크시 헤드는 적은 돈을 걸고 큰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어서 도박 시장은 활기가 돌고 있다며 상황이 확실할 땐 베팅을 해도 얻을 게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신문은 도박업계가 결과를 잘 맞히는 것은 아니라면서 2016년 국민투표 때도 도박사들은 결과가 나오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예상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도박사들의 브렉시트 기한 연장 기대 ※출처: WSJ>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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