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고가 단독주택이 공시가격 정상화의 표적으로 부상하면서 소유자와 수요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 집값 급등을 빌미로 수십억대 서울 단독주택 거래가 빈번했는데 공시가격이 변수가 될지 관심이다.

21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단독주택 매매는 11만1천337건 진행됐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주택 수요를 제한시킬 만한 요인들이 출현했지만, 5년 연속 10만건 이상의 거래 호조를 보였다.

서울의 작년 단독주택 매매는 1만5천926건으로 집계됐다. 4년째 1만5천건을 넘어섰다. 금리 인하와 함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완화한 2014년 이전에는 1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집값 급등 국면에서 단독주택도 수요자들의 손길이 많이 뻗은 셈이다.

서울 집값의 하락세가 감지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전에는 단독주택 거래가 월평균 1천424건에 달했다.

이처럼 활발한 단독주택 소유주의 손바뀜에 올해부터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대폭 증가한다. 단독주택은 그동안 다른 주택 유형보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공시가율)이 낮다는 지적이 확산하면서 공시가격 정상화의 사실상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단독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비판도 꾸준하게 나왔다.

단연 전국에서 집값이 최고인 서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 단독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8억6천905만원이다. 아파트(7억1천775만원)보다도 비싸다. 작년 한 해 가격이 7%대로 올라 가격 상승률도 가파르다.

시세차익을 아직 보지 못한 채 작년 6월 이후 잔금을 치른 새 소유자들은 올해 공시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서울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2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로 상승한 고지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현황을 보면 작년 4분기 강남구에서는 11월에 183억5천만원에 단독주택이 거래됐다. 이 기간에 거래된 강남구 단독주택 중 가장 거래가가 낮은 게 19억원이다.

같은 기간 서초구에서는 10월에 75억원의 단독주택 거래 계약이 체결됐다. 용산구에서는 11월에 73억원의 단독주택 주인이 바뀌었고 성북구에서는 지난달에 37억원의 단독주택 거래가 나왔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가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은 규제가 확대해도 이전과 큰 차이점을 못 느끼기 때문에 똘똘한 한 채를 노린 투자수요와 장기거주를 위한 실수요자가 이전보다 위축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종부세율 인상에 이어 공시가격 상승 등 장기적인 세금 부담은 예상치 못한 수요자들도 있을 것이다"며 "고가 단독주택도 거래급감이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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