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채 수익률 곡선이 시장 기대와 달리 가팔라(스티프닝)지면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국채 3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연초 14.6bp에서 전일 20.7bp로 확대했다.

연초 시장의 다수를 형성한 평탄화(플래트닝) 전망과는 다소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작년에는 금리 상승 전망이 강했지만 플래트닝 포지션이 수익을 냈다"며 "올해는 그 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플래트닝 재료를 시장이 작년 말 앞당겨 소진한 측면이 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지난 4일(현지시간) 발언이 스프레드를 한 단계 확대하는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빠르고 유연하게 변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발언은 금리 인상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였음에도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과 완화 정책이 가져올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금리를 상승시키는 힘으로 작용했다.

다만 스티프닝 현상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스티프닝의 지속 여부는 현재 방향을 잡기 어렵다"면서도 "연초부터 단기간 오른 유가가 스티프닝 재료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선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추가 스티프닝은 어렵다며 "미국발 위험 선호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국내 상황은 중국을 봐야 한다"며 "중국에서 부양책의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기 전까지 미국의 위험선호를 한국이 완벽히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중국의 구체적인 부양책이 나오는 시점으로 3월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지목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스티프닝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전일 중국 경제 지표가 나오고 장이 일시적으로 밀렸다가 다시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과 달리 견고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커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허태오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3년물 하락에 따른 스티프닝도 얘기하는데 한은이 이번에 인하 기대를 높일 만한 신호를 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를 반영하더라도 국내 금리가 움직일 여력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뚜렷한 재료가 없는데도 시장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이는 금통위에 대한 경계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통위 당일)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시장의 기대 대비 매파적으로 나올 경우 금리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