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1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 규모가 9천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증시 호조 예상에도 7천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유입액과 비교하면 국내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는 추세로 평가된다.

25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동향(화면번호 3301)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전일까지 총 8천984억원의 자금을 국내 ETF에 투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현물을 2조750억원 순매수하며 국내증시 전반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수 선물시장에서는 약 3천억원을 매도했지만 ETF 투자 등에 대한 '롱숏 전략'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외국인을 중심으로 신흥국 ETF 설정액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선물 만기일 이후 투자자별 프로그램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꾸준하게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ETF 설정액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늘고 있어 국내 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과 저점을 찍은 밸류에이션 등도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순유입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한국시장으로 유입된 ETF 자금 규모는 일본과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 비해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데 기여했다"며 "지난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과 중국 경기 연착륙 기대 등 매크로 환경 개선으로 대형주 위주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패시브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200을 벤치마크로 하는 TIGER200·KODEX200·KBSTAR200 주식형 ETF들이 자금유입 상위권을 차지했다"면서 "지난해 국내주식형 펀드 중 연간 수익률 상위 1~8위를 ETF가 차지하고 순자산 총액도 40조원을 넘는 등 국내 ETF 매력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이 유효하더라도 실적 시즌 경계감, 미국 셧다운 등 정치 리스크로 인해 저변동성 혹은 대형주 주식형 ETF, 채권형 ETF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jwchoi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