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지나도 경제지표 안 좋으면 경제 심리 더 나빠질 것"

"1월 수출 마이너스 가능성…반도체 등 일부 빼면 나쁘지 않아"

"中企 매출채권 담보대출 깊이 고민해달라 금융위에 특별주문"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30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 1월이어서 추경을 어찌할 것인지는 아직 고민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면 1분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것을 압박감 있게 진행하려고 한다"면서 "상반기가 지났는데 별다른 변화가 없고 경제지표가 나빠지면 경제 심리는 더 나빠질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 공무원들이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을 더 풀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일단은 올해 잡힌 예산을 활용해 상반기 중에 조기 집행 규모를 늘려 재정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총사업비 289조5천억 원 가운데 61%인 176조7천억 원을 상반기 중에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적 파급효과와 민생 영향도가 큰 일자리사업(13조4천억원)과 생활 SOC(8조6천억원) 예산을 상반기에 65%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수출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수출이) 1월에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12월에 당겨서 수출을 하다 보니 2월에 마이너스가 많은 편인데 올해는 특이하게 1월에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장관들과도 심각한 상황을 공유하고 있고, 한 달 정도 준비를 해 왔는데 수출 촉진 대책도 만들고 있다. 2월 중하순경에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반도체를 포함한 일부 품목은 굉장히 어렵지만, 나머지 품목은 괜찮다"면서 "지역으로 봐도 중국으로의 수출이 많이 빠졌지만 다른 곳은 굉장히 괜찮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의 수출 감소 추세가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수출이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 높은데, 다른 나라 10개국 보니까 11월부터 마이너스인 곳들이 많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무역의 전반적인 다운사이징이 다른 나라에도 미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무역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우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어려움이 1월로 끝나고 2월부터 수출이 다시 제대로 된 페이스를 가도록 해야 성장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수출하면서 금융 지원을 받는 것이다"며 수출 중소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은행들이 매출채권 담보부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에 매출채권 담보부 대출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해 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BMW와 크라이슬러, 포드 등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유망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를 거론하면서 "이 회사는 (생산제품의) 80∼90%를 해외에 수출한다. 매출채권은 거의 개런티(보증된) 채권이어서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도 은행은 굉장히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개월, 6개월 뒤 자금이 회수될 완벽한 채권이고, 우수한 글로벌 기업에 대한 매출을 담보로 해서 대출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정부가 그동안 대책을 고민해 왔는데 어려운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 제가 금융위에 깊이 있게 고민해 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며 "은행에 강요할 수는 없지만 담보성에 중할 정도로 명백한 매출채권에 대해서는 대출에 대한 접근을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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