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김예원 기자 = 최근 금융위원회에 배치된 수습 사무관 6명 전원이 지난해 행정고시(국가직 5급 공채) 재경직 부문에서 상위 15등 안에 든 성적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웰빙'과는 거리가 먼 높은 업무 강도로 '악평'이 자자하지만, 금융 분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데다 경제 부처 중 유일하게 서울에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올해 금융위 사무관 경쟁률은 2.5대 1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위를 1지망으로 적어낸 성적 상위권 사무관들이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원자 전반의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1지망도 많았다"며 "최근 들어 사무관들 사이에서 인기가 더 올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무관은 행정고시 성적과 연수원 성적, 그리고 면접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려 성적별로 원하는 부처에 우선 배치한다.

행정고시 직렬 중 재경직은 통상 80~90명 정도의 수습 사무관을 선발한다. 이 중 3분의 1은 기획재정부 몫이다.

그간 성적 상위 사무관들은 대부분 기재부행을 선택해왔다.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말처럼 국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에 있겠다는 꿈을 현실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눈에 띄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기재부의 세종시 이전이 확정된 2011년께부터다.

그해 재경직 10등 안에 든 사무관 중 4명은 금융위를 택하며 'in 서울' 했다.

특히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이 금융위를 선택하는 이변이 벌어져 공무원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 시절까지 포함해 수석 사무관이 온 것은 처음이었다.

이후에도 금융위는 사무관들 사이에서 인기가 유지됐다.

'금융위에 가려면 10등 안에 들어야 안정권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015년에는 다시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 합격했던 사무관이 금융위에 배치되며 사무관들 사이에서 높아진 위상을 증명했다.

기재부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이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지만, 이제는 선발 인원 자체가 적은 금융위가 재경직 부처 중 들어가기 가장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금융위 한 사무관은 "세종시가 많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서울 근무에 대한 이점이 크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라며 "기혼이라면 아이들의 교육, 미혼이라면 개인의 생활 방식 등을 고려해 서울에 있는 부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또 현실 경제를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금융 정책의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연수원 시절 부처 설명회에서도 이런 장점이 부각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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