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가 2년 연속 '3조 클럽'을 달성했지만,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리딩금융 왕좌는 내려놓게 됐다.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을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반영하며 분기 실적 2천억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KB금융은 8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689억원으로 전년보다 7.3% 줄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4분기 당기순이익은 2천1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79.0%나 급감했다.

600여명에 달하는 국민은행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서 퇴직금과 특별 보너스 등 거액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희망퇴직 대상자가 2천100명으로 지난해보다 300여 명 증가한 데다 특별퇴직금 지급 규모도 최대 39개월 치 월급으로 지난해보다 3개월분이 늘어나면서 어느 해보다 타격이 컸다.

KB금융이 반영한 희망퇴직 비용은 2천860억원이다. 특별보로금은 1천850억원이다. 인건비 명목으로만 4천710억원의 특이 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실제로 종업원급여가 포함된 그룹의 일반관리비는 연간 기준 6.0% 늘었다.

4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42.2%나 급증했다.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이자 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견조했다.

원화 대출금은 257조4천억원으로 지난 1년간 9.6% 늘었다.

상승 곡선을 그리던 대출 성장세가 4분기 들어 꺾이긴 했지만, 지난 2017년 6.5%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서도 3.1%포인트(p)나 증가세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순이자 이익도 9조원에 육박했다.

순수수료이익도 2조 원대를 유지하며 일 년 새 9.4% 늘었다. 특히 신용카드 수수료와 증권업 수입 수수료가 20% 안팎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늘어난 이익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은 지난해 10년 만에 탈환한 1등 자리를 신한금융지주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이 추산하는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2천억원 정도다.

신한은행도 230명 수준의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절대적인 규모가 국민은행의 3분의 1에 불과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신한과 KB의 이자 이익이나 비이자이익의 추세가 비슷한 상황에선 대규모 일회성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은 신한이 조금 앞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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