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채권 투자자는 옆 동료 주식 투자자가 무엇을 하는지 체크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7%를 밑돌고 있다. 이는 국채 시장이 반영해야 하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기준금리 전망치와 장기 투자로 갖는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WSJ의 평가다.

국채 금리는 지난해 12월 저점에서 꾸준히 반등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는 더욱 크게 동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지난 약세 장세를 거의 끝낸 상태다.

매체는 "누군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채권 투자자는 너무 비관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미국 국채선물시장에서는 약 98%의 확률로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불과 3개월 전 시장은 연준이 올해 적어도 두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채권 투자자의 타고난 비관주의(legendary pessimism)가 옳을 수도 있지만, 지난 1월 경제 지표의 개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워버린 채권 투자자는 매우 위험하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동시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월 매에서 비둘기로 변신한 것은 부분적으로는 작년 연말 증시의 궤멸 때문"이라며 "증시가 랠리를 이어갔다면 그는 적어도 올해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파월 의장의 스탠스 변화는 증시 부진을 만회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만큼, 곧이곧대로 시장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WSJ은 "미국 채권시장은 약해진 노동 협상력 등에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며 급격한 매도세를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연준이 올해 내내 손을 놓고 있을 것이란 채권시장의 자신감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주식 투자자가 채권시장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에서는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가 0.1%로 내려앉았다. 반면에 스톡스유럽 600(Stoxx Europe 600)지수는 올해 들어 7% 가까이 상승했다.

WSJ은 "유럽 증시는 지난 몇 달간 미국 증시 수익률을 소폭 웃돌았는데,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유럽의 취약성을 용케 넘어간 셈"이라고 분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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