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고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1월 말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와 비교했을 때, 지난 1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금통위원의 의결문에서 '완화' 표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개최된 금통위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과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금통위에서 꾸준히 언급되던 내용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두 달 사이에 위원들의 뉘앙스는 크게 변화했다.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후에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말했지만, 1월 금통위의사록에서 '완화'에 대한 언급은 크게 줄어들었다.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할 당시 금통위원들은 '완화'라는 표현을 17번 사용했다. 당시 기준금리가 현재 경제·금융 상황과 비교했을 때 낮았다는 의미다.

1월 금통위에서는 이 단어가 9차례 언급됐다. 직전 금통위 대비 해당 단어 사용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주목할 점은 한 금통위원의 '완화적'이라는 표현을 지적한 부분이다.

통화정책과 관련한 토론에서 한 위원은 "완화적 정책 기조라는 표현을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시점에 다가가고 있다"며 "다양한 추정결과를 종합할 때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의사록 중 위원별 의견 개진에서 '금융불균형' 단어는 총 15번 등장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 누적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와 부합한다.

1월 금통위에서는 금융불균형이 아홉 차례 언급됐다.

비둘기파적 금통위원 중 금융불균형을 언급한 위원들은 대체로 금융불균형이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금통위원은 "예년에 비교해 높은 수준의 입주 물량이 예상됨에 따라 대출수요는 어느 정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불균형 누적은 완화하고 있지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작년 11월 의사록에서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는 총 8번 나왔다. 지난달에는 같은 단어가 10번 등장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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