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국 역내 채권시장 투자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최대 민간 투자 기업이 부채 상환에 실패하는 등 시장 안정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민성투자그룹(CMIG·中國民生投資)은 지난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30억 위안을 상환하지 못했다.

매체는 "이번 사례는 중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게 얼마나 곤란한 일인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CMIG는 보험에서 부동산, 항공기 리스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한다. 미국 재보험사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시리우스도 갖고 있다.

민간 기업으로서의 위치는 모호하다.

지난 2014년 5월 59개의 민간 기업이 총 500억 위안을 출자해 설립했는데, 이들 기업은 중국 내 최대 상공회의소의 주요 주주다. 이 상공회의소는 중국 공산당의 후원으로 운영되며 국가 정책 일부를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전직 총리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자문 위원회'도 발족했다. 이 회사는 이런 내용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반대로 CMIG의 재정 상황은 알려진 게 크게 없다.

WSJ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이 회사가 불운했던 중국 하이난항공(HNA) 그룹을 연상케 하는 과도한 차입에 싸여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HNA그룹은 자회사 부도 등으로 자금난을 겪으며 유동성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상하이 브릴리언트에 따르면 CMIG의 부채는 지난해 중순 2천320억 위안으로, 지난 2015년말 대비 135% 급증했다. 이 회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이자 지금 규모의 두 배에 불과했다.

이는 부채 상환이 회사 이익을 얼마나 깎아 먹는지를 시사한다고 WSJ은 진단했다.

매체는 "이 회사는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부채 상환의 어려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채권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를 시의적절하게 상기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희생양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인 CVs(글로벌 최대 보안업체)도 (중국 채권시장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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