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의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한 데 따라 소폭 하락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0달러(0.4%) 하락한 56.9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원유재고 및 산유량 지표, 주요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산유량이 이전보다 하루평균 10만 배럴 증가한 1천20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지난 2012년의 산유량과 비교하면 두배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재고도 꾸준히 증가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367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260만 배럴 증가보다 많았다.

또 미국 원유재고는 5주 연속 증가했으며, 재고량 기준으로는 2017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늘었다.

WTI는 재고 지표 발표 직후에는 낙폭을 다소 줄이기도 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가 예상보다 늘어난 데다, 최근 정유 설비정비에 따른 재고 증가일 수 있다는 인식도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산유량의 지속적인 증가는 유가에 압박을 가했다.

최근 유가가 큰 폭으로 올라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반등한 점도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며 이날 유가 반락에 일조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유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은 지속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사우디 독촉으로 나이지리아가 산유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합의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감산을 단행하는 것은 물론 다른 회원국에도 감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애브히섹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OPEC `플러스'의 감산 합의 이행 의지는 오는 4월로 예정된 산유국 회의 때까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점도 유가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와 주요국 감산 등이 앞으로도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에너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있다"면서 "OPEC의 감산과 베네수엘라 위기 등이 유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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