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기나긴 붙박이 장세 속에서 하단 지지력을 보이며 튀어 오를 지 주목된다.

그간 하단 1,120원 선이 꾸준히 지지된 데는 공기업들의 달러 매수와 함께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 경계도 한몫해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자연히 위로 향하는 모습이다.

2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22일 연고점(1,131.50원)과 31일 연저점(1,108.60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110~1,130원의 20원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1월 말은 달러-위안(CNH) 환율이 6.7위안대 초반으로 급히 떨어지면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고 위안화가 하루 만에 0.7% 가까이 강세폭을 키운 시점이다.

위안화를 포함해 호주달러 등 아시아 통화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달러-원 움직임은 달랐다.

올해 처음으로 1,100원대에 진입하자 곧바로 1,100원 '빅 피겨(큰 자릿수)' 경계가 강해지면서 스무딩 성격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당국의 '스텔스 개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달러-원 변동성 약화에 당국도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수입업체 결제 물량이 나오는 가격대 하단이 점차 높아지지만 수출업체 네고 물량은 '래깅(lagging)'하는 모습이 강해지면서 달러-원 환율 레벨도 점차 상단 저항선을 향해 오를 전망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지난달에 개입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면 달러-위안(CNH) 환율이 6.7위안대를 찍을 때 달러-원은 1,113원 언저리는 가 있어야 했는데 10원이 높은 상황"이라며 "위안-원 환율도 박스권에 갇혀 있다 상단을 뚫어 스멀스멀 시장이 움직일 기색을 보인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당국이 꾸준히 1,120원을 막으니 매도는 기다리고 매수는 서두르게 된다"며 "1,120원을 바닥으로 만들려는 당국의 노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급상으로도 달러-원 환율이 결제 물량으로 떠받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20원 오른 1,126.40원에서 출발했다.

기존에 저항선이었던 1,125원 선을 밟고 추가 상승하면서 1,120원대 중반이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바닥을 확인한만큼 실수요에 추격 매수가 따라붙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영향으로 자율적으로 반등했으나 공사 수요를 포함해 달러 매수 레벨이 높아지고 있다"며 "당국의 입김에 상관없이 실수요 또한 달러-원 환율 하단 지지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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