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저축은행들이 올해 업계 최대 흥행상품인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대한 금리를 낮추며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판매 초기 높은 금리에 힘입어 예상보다 많은 판매를 기록하면서 단기 판매 목표를 넘어선 만큼 당분간 금리 인하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금리는 연 2.2%, 확정급여형(DB)은 연 2.3%로 지난해 대비 0.3%포인트 낮아졌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 역시 DC·IRP 정기예금 금리를 연 2.7%에서 연 2.3%로, DB 운용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에서 연 2.5%로 각각 인하했다.

저축은행들은 단기간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이 몰린 만큼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높은 금리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가 몰렸다"며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자금 유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계획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며 "당분간 금리 인하 분위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열어주면서 작년 말부터 신상품이 출시됐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에 출시 초기 많은 가입자가 몰렸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이 출시 3개월 만에 잔액 규모 3천억원을 돌파했다.

OK저축은행 역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의 잔액이 늘고 있어 2월 말 기준 잔액이 3천7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대형 저축은행들이 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또 다른 흥행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 제공 금융기관의 필수요건은 신용등급 'BBB-'이상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높은 금리, 저축은행 업계 1위의 인지도 등에 힘입어 앞으로도 꾸준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퇴직연금 대체투자 대상 자산 범위에 저축은행 예금과 적금을 추가하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퇴직연금에 포함되면 높은 금리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주로 판매되던 은행, 보험사 등의 퇴직연금은 낮은 수익률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예금과 적금은 예금자보호법상 은행과 같은 보호를 받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가 연 1% 후반 ~ 2%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낮춰도 아직 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금리를 낮춰도 아직 시중 은행들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성장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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