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달러-원 환율은 1,130원 선을 웃돈 후 연고점을 상향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 모멘텀의 주요 촉매제는 유럽중앙은행(ECB) 재료다.

ECB가 성장률 하향 조정과 초저금리 유지 기간 확대,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경기 둔화 우려 등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이자 유로화가 2017년 중반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또 한 번 강세로 움직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주요 저항선을 뚫고 방향성을 나타낼 여건이 마련됐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등 정책 금리를 동결했고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CB는 또 제로(0)인 현 기준금리를 적어도 올해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초보다 초저금리 유지 기간을 확대했다.

특히 ECB가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내리자 금융 시장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팽배해졌고 이는 달러화 강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성장전망 위험을 볼 때, 하락 쪽으로 기울었다"며 "불확실성이 팽배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미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월 22일 기록한 연고점인 1,131.50원을 웃돌아 1,134.50원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이 NDF 종가를 반영해 출발할 경우 이미 그간의 상단 저항선을 뚫고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시작하게 된다.

다만 그간 저항선을 뚫고 갭업 출발하는 만큼 1,130원만 바라보고 있던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 공세가 시작될 수 있다.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재차 반등하면서 ECB 재료에 기댄 롱포지션이 구축됐고 현재 주말을 하루 앞둔 상황을 보면 이익실현성 포지션 정리가 활발해질 여지도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의 장중 상승 속도가 더뎌질 경우 1,130원대 중반에서 고점을 더 높이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미국 쪽 경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경제 지표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프린스턴 대학 강연에서 미국 경제 전망이 약화하면서 금리 인상 경로도 하향 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과 고용에 대한 기본적인 전망의 하향 조정은 금리 경로의 하향 조정을 요구한다"면서 "이를 통해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2월 고용 지표 발표 경계와 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발표 등으로 2년물, 10년물 국채 금리 모두 9주 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에서 3천 명 감소한 22만3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 22만1천 명보다는 많았다.

한편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이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던 터라 장중 달러-위안(CNH) 환율도 변수다.

ECB 이후 뉴질랜드 달러와 호주달러가 약세를 보인 만큼 원화도 다른 통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7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81%), 나스닥 지수(1.13%)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3.50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9.00원) 대비 5.50원 오른 셈이다.

거래는 1,129.00∼1,134.50원에서 이뤄졌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윤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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